채용 담당자가 1초 만에 스킵하는 포폴 페이지 10개
스킬 그래프, 템플릿 페르소나, AI로 뽑은 화려한 표지까지. 관성으로 넣는 포폴 페이지 10가지와, 그 자리에 대신 넣으면 좋은 것을 정리했어요.
| 우디

하루에 수십 개의 포트폴리오를 보다 보면 손이 저절로 넘어가는 페이지가 생겨요. 공들여 만든 한 장이 1초 만에 스킵당하고 있을 수도 있어요.
채용 담당자로 일하던 때 봤던 것과, 지금 코칭하면서 매주 느끼는 것을 솔직하게 정리했어요. 특히 AI로 화면과 자료를 금방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예전보다 더 빨리 넘겨지는 페이지가 생겼어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에요. 다만 분명한 이유 없이 관성으로 넣고 있다면 한 번 점검해 보세요.
넣는 이유가 분명하지 않다면, 빼는 게 나아요.
1. 스킬셋 퍼센트 그래프

Figma 90%, Photoshop 80% 같은 막대그래프예요. 요즘은 여기에 Cursor, Claude, Figma Make 같은 AI 툴 로고를 줄지어 넣는 페이지가 늘었어요.
피그마를 못 쓰는 지원자는 거의 없고, AI 툴도 이제 다들 써요. 툴 목록은 차별점이 되기 어렵고, 90%라는 숫자의 기준도 본인만 알아요.
채용 담당자가 궁금한 건 툴을 얼마나 다루냐가 아니라, 그 툴로 어떤 결과를 냈냐예요. 그 한 장을 AI로 무엇을 빨리 해보고 무엇을 버렸는지, 내 선택의 기준을 쓰는 데 써보세요.
2. 더블 다이아몬드 도식화

리서치, 정의, 아이디에이션, 프로토타입, 테스트. 거의 모든 포폴에 들어 있는 도식이에요.
이 프레임워크를 안다는 게 잘한다는 증거는 아니에요. 특히 지금은 AI 덕분에 리서치부터 프로토타입까지 하루 만에 돌기도 해서, 단계를 차례로 밟았다는 것만으로는 눈에 띄지 않아요.
도식 대신 그 안에서 내가 어디서 멈춰서 고민했는지, 왜 그 방향으로 갔는지를 보여주세요.
3. 템플릿 느낌의 페르소나

이름, 나이, 직업, 취미까지 빼곡하게 채운 페르소나 카드예요. 요즘은 AI로 5분 만에 만든 페르소나도 많아서, 보는 순간 느낌이 와요. 실제 리서치에서 나온 사람인지, 상상으로 채운 사람인지요.
이름과 나이, 카페를 좋아한다는 설정보다 인터뷰나 데이터의 어떤 근거로 이 인물상을 도출했는지가 훨씬 중요해요. 근거가 약하다면 페르소나 없이 핵심 니즈 한두 줄만 정리하는 게 더 믿음을 줘요.
4. 저니맵 전체 펼치기

A4 두 장짜리 저니맵을 통째로 넣는 경우가 있어요. 정성은 느껴지지만 채용 담당자는 그걸 정독할 시간이 없어요. 솔직히 저도 전체를 다 읽은 적은 거의 없어요.
핵심 페인포인트 한두 개를 뽑아서, 그 지점이 어떤 솔루션으로 이어졌는지 연결해 보여주는 게 훨씬 효과적이에요. 전체 맵이 필요하다면 부록이나 링크로 빼도 돼요.
보여주는 방식을 바꾸면 달라지는 것들
5. 화려한 표지 디자인

그라데이션, 3D 오브젝트, 모션까지 들어간 표지예요. 예쁘긴 해요. 그런데 지금은 AI로 누구나 화려한 표지를 뽑을 수 있어서, 예쁜 표지는 더 이상 차별점이 아니에요.
채용 담당자는 표지에서 합격 여부를 판단하지 않아요. 표지에 3일 쓰는 것보다 프로젝트 첫 페이지의 문제 정의 한 줄을 더 다듬는 게 첫인상을 훨씬 강하게 만들어요. 표지는 단색 배경에 깔끔한 타이포 하나면 충분해요.
6. 자기소개에 MBTI와 취미 나열

저는 ENFP이고 여행을 좋아합니다 같은 문장이에요. 좋은 사람인 건 알겠는데, 같이 일할 이유가 되지는 않아요.
대신 내가 어떤 문제에 몰입하는 디자이너인지, 어떤 환경에서 가장 잘 일하는지를 한두 줄로 보여주세요. 요즘이라면 AI를 어떻게 일에 녹이는 사람인지 한 줄 들어가도 좋아요.
7. 경쟁사 분석 캡처 나열

경쟁사 앱 스크린샷 네다섯 개에 장단점 표를 붙인 페이지예요. 요즘은 그 표를 AI가 정리해주니까, 캡처와 표를 모은 것 자체는 더 이상 성실함의 증거가 아니에요.
채용 담당자가 궁금한 건 분석 그 자체가 아니라, 거기서 어떤 기회를 발견했고 그게 내 솔루션에 어떻게 이어졌는지예요. 캡처 세 장을 줄이고 인사이트 한 문단을 늘려보세요.
분량 조절이 설득력을 만들어요
8. 와이어프레임 전수 공개

로파이부터 하이파이까지 모든 버전을 시간순으로 늘어놓는 경우예요. 요즘은 AI로 시안을 수십 개씩 뽑을 수 있어서 이 페이지가 더 길어졌어요.
과정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해요. 그런데 비슷한 화면이 이어지면 읽는 사람은 금방 지쳐요. 핵심 의사결정이 일어난 두세 장면만 골라서 왜 바뀌었는지 한 줄씩 붙여주세요. 수십 개 중에서 무엇을 골랐는지가 바로 실력이에요.
9. 유저 테스트 결과 전체 나열

테스트 참여자 다섯 명의 피드백을 전부 적어두는 경우예요. AI로 요약한 인사이트를 그대로 붙여넣은 페이지도 늘었고요.
리서치를 했다는 증거를 보여주고 싶은 마음은 알지만, 피드백 목록만으로는 내 역량이 드러나지 않아요. 중요한 건 그 피드백에서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렸는지, 왜 그렇게 판단했는지예요. 데이터를 모으는 능력보다 해석하는 능력이 채용에서는 더 눈에 들어와요.
10. 감사합니다 엔딩 페이지

마지막 장에 Thank you 한마디만 있는 포폴이 정말 많아요. 예의 바르긴 하지만 그 한 장이 아무 역할도 못 하고 있어요.
대신 연락처와 함께 내가 그 회사에서 풀고 싶은 문제를 한 줄 적어보세요. 이 사람이 앞으로 어디로 가려는지가 보이면 인상이 확 달라져요. 마지막 페이지는 끝이 아니라 다음 대화의 시작이 될 수 있어요.
나가며
뺄 용기가 채울 노력보다 어려운 것 같아요. 특히 AI로 무엇이든 금방 더 만들 수 있는 지금은 더 그래요.
포폴은 얼마나 담았느냐보다 얼마나 빨리 설득하느냐의 싸움이에요. 위에 적은 페이지들이 나쁜 페이지라는 뜻은 아니에요. 다만 분명한 이유 없이 넣고 있다면, 그 자리를 더 강한 한 장으로 바꾸는 것만으로도 서류 통과율이 달라질 수 있어요.
한 장을 빼는 대신 남은 장의 밀도를 높여보세요.

빼야 할 페이지를 알았다면 이제 채울 차례예요. 합격 포폴에 꼭 있는 페이지 구조는 마스터북에 정리해두었고, 내 포폴에 바로 대보고 싶다면 1:1로 같이 봐요.
PO/프로덕트 디자인 11년, 『사용자를 사로잡는 UX/UI 실전가이드』 외 2권 저자

